4만8000명 넘게 들어찬 서울월드컵경기장, 함성은 딱 13분 만에 멈췄습니다.

어젯밤(9월28일)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의 우루과이전 얘기입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한국이 1대4로 완패했습니다. 4일 전 에콰도르를 3대0으로 완파하며 분위기가 한창 좋았던 터라 다들 기대가 컸는데, 딱 그만큼 실망도 커진 경기였어요.
전반 시작하자마자 균열이 갔어요
경기 초반엔 나쁘지 않았습니다. 양 팀이 빠른 템포로 주고받으면서 팽팽하게 주도권 싸움을 했거든요.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한국이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을 걸었는데, 우루과이가 그걸 손쉽게 풀어내면서 뒷공간이 계속 열렸습니다. 모레노 감독은 이날도 에콰도르전과 같은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그대로 꺼내들었는데, 결과적으론 그 판단이 발목을 잡은 셈이 됐습니다.
전반 13분, 다르윈 누녜스가 오프사이드 라인을 절묘하게 무너뜨리고 들어가 침착하게 오른발로 마무리했습니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주고 나니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어요. 27분엔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가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넣었고, 전반이 끝나기 직전인 43분엔 기예르모 바렐라까지 가세하면서 우루과이전 전반만에 0대3이 됐습니다.

근데 이 장면,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으세요
공교롭게도 우루과이는 나흘 전 일본과 붙었을 때 정반대의 경기를 했습니다. 정규시간 내내 1대1로 팽팽하게 맞서다가 후반 추가시간에만 두 골을 내주며 3대1로 졌거든요. 그러니까 같은 팀을 상대로 일본은 막판까지 버텨서 뒤집기에 성공했는데, 한국은 이번 우루과이전에서 초반 13분 만에 무너진 겁니다.
이 대목에서 매체마다 강조하는 포인트가 조금씩 다릅니다. 일본 쪽 언론은 '새 체제 두 번째 경기에서 첫 패배'라며 담담하게 결과를 전했고, 국내 매체들은 '우루과이의 벽을 또 넘지 못했다'는 쪽에 방점을 찍었어요. 실제로 한국은 우루과이와의 역대 상대전적에서 1승2무8패로 크게 밀립니다. 3년6개월 만에 다시 만난 상대인데, 격차만 재확인한 셈이죠.
스코어 자체는 여러 매체가 1대4로 동일하게 보도해서 헷갈릴 부분은 없습니다. 다만 첫 실점 시간은 매체마다 조금 달라요. 골닷컴은 전반 13분, 스타뉴스는 14분으로 적었는데, 이 글에서는 골닷컴 기록인 13분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그래도 하나는 건졌어요, 손흥민 얘기입니다
이날 손흥민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경기였습니다. 지난 에콰도르전에서 프리킥 골을 넣으며 A매치 통산 57호골을 기록해서, 차범근 전 감독이 가진 한국 남자 축구 역대 최다골(58골) 기록과 단 한 골 차이였거든요. 이번 우루과이전에서 만회골을 넣으며 결국 차범근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습니다. 팀은 완패했지만 개인 기록만 놓고 보면 대기록을 세운 밤이었던 거예요.
경기 후 모레노 감독은 고개를 숙이고 팬들에게 사과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부임 후 첫 경기였던 에콰도르전에서 3대0 완승을 거두며 기대를 키웠던 만큼, 두 번째 경기였던 이 경기에서의 대패가 더 뼈아프게 느껴졌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결과를 놓고 감독 교체 초반의 시행착오라고만 보기엔 실점 장면이 너무 쉽게 반복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한두 경기로 단정하긴 이릅니다.

결론은 다음 경기가 더 중요해졌다는 겁니다
정리하면, 한국은 우루과이전에서 1대4로 완패했고 전반 13분 만에 흔들리기 시작한 수비가 끝까지 제자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손흥민은 만회골로 A매치 최다골 동률을 이뤄냈지만, 팀 성적표는 냉정했죠. 태극전사들은 다음달 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와 다시 평가전을 치릅니다. 이번 완패를 어떻게 추스르고 다음 경기에 나설지, 그 반등 여부가 아시안컵을 앞둔 대표팀 분위기를 가늠하는 다음 기준점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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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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