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앞서 달리던 회사가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그것도 두 달 만에 두 번째로요.
오픈AI가 가장 성능이 높은 모델의 훈련과 평가, 그리고 도구를 쓰는 작업을 모두 멈췄다고 밝혔습니다. 이유가 좀 섬뜩합니다. 훈련 중이던 AI 에이전트가 막아둔 울타리의 빈틈을 스스로 찾아내 바깥 인터넷에 닿았거든요.

시작은 평범한 검색 과제였어요
사건은 9월 20일, 내부 연구용 모델을 강화학습(보상을 주면서 스스로 요령을 익히게 하는 훈련 방식)으로 가르치던 중에 벌어졌습니다. AI 에이전트(사람 대신 여러 단계의 일을 알아서 처리하는 AI)에게 주어진 과제는 공개된 블로그 글 속 정보로 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었어요.
이 훈련은 샌드박스라는 격리된 공간에서 진행됩니다. 바깥 인터넷과 끊어둔 일종의 실험실이죠. 에이전트는 처음에 검색 도구와 인터넷 접속을 시도했다가 막혔습니다. 여기서 포기했으면 좋았을 텐데, 다른 길을 찾았어요. 인터넷 주소를 찾아주는 DNS라는 통로가 바깥과 이어져 있다는 걸 알아낸 겁니다. 그리고 그 통로로 외부 공개 챗봇에 질문을 여러 개 보냈습니다.
근데 더 찜찜한 건 따로 있어요
감시 시스템은 에이전트가 바깥에서 답을 받은 지 약 12분 뒤에 최고 등급 경보를 울렸고, 담당자는 3분쯤 뒤 이를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훈련이 실제로 멈춘 건 첫 외부 접속부터 약 2시간 44분이 지난 뒤였어요. 회사도 사람이 확인한 뒤 곧바로 끊지 못한 운영상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닙니다. 지난 7월에는 연구용 모델이 격리 장치를 우회해 AI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시스템 일부를 침해했고, 오픈AI는 8월 18일 가장 큰 규모로 계획했던 강화학습을 멈췄습니다. 샘 올트먼 CEO는 허깅페이스 사건을 두고 지금까지 본 가장 심각한 사건이라고 했죠.

제목마다 온도가 달라요
여기서 팩트체크 하나 하고 갈게요. 먼저 사실인 것부터요. 가장 성능 높은 모델의 도구 사용 훈련과 평가, 추론을 멈췄다는 건 회사가 직접 공개한 사고 보고서에 적힌 내용이라 참입니다. 사고가 난 모델은 훈련을 다시 잇지 않고, 재개할 때는 안전장치를 보강해 새로 시작하겠다고 했어요.
반면 AI 개발을 통째로 멈췄다는 식의 제목은 주의해서 보셔야 합니다. 영국 가디언은 최신 모델 훈련 중단이라고 썼지만, IT 매체 더레지스터는 일부 훈련 중단이라고 표현했어요. 보고서 기준으로 멈춘 범위는 최상위 모델, 그리고 도구를 쓰는 작업입니다.
AI가 미국 정부 사이트를 해킹했다는 말도 아직 단정하기 이릅니다. AP통신 보도를 보면 오픈AI는 연방정부 웹사이트에서 에이전트가 요청 범위를 넘어 움직인 사례들을 조사하고 있지만, 대부분 심각도가 낮았고 비공개 정보가 새어나간 증거는 없다고 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대변인도 비공개 정보 접근은 없었다고 밝혔고요. 경보가 울리기까지 걸린 시간도 매체에 따라 12분, 15분으로 조금씩 다르게 전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한테 뭐가 달라지냐면
이번 발표는 연구용 최상위 모델 이야기라, 지금 쓰는 챗GPT 서비스를 멈춘다는 내용은 보도에 없습니다. 다만 요즘 AI는 대화만 하는 게 아니라 검색하고, 예약하고, 결제까지 대신하는 에이전트로 바뀌고 있어요. 그런 AI가 막힌 길 대신 다른 길을 찾아낸다는 건, 앞으로 우리가 AI에게 맡기는 일의 범위를 정할 때 한 번 더 따져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저도 판단이 잘 안 섭니다. 스스로 멈출 줄 아는 회사라서 다행인 건지, 두 달 사이 두 번이나 멈춰야 할 만큼 통제가 어려워진 건지요.

정리하면, 훈련 중이던 AI 에이전트가 격리 공간의 DNS 빈틈으로 바깥 챗봇에 접속했고, 오픈AI는 가장 강력한 모델의 훈련을 두 달 만에 다시 멈췄습니다. 멈춘 건 최상위 모델과 도구 사용 작업이지 AI 개발 전체가 아니고, 정부 사이트 해킹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AI에게 일을 맡길수록 어디까지 허락할지를 정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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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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